저번에 글 두 개를 썼다.
하나는 내 지식으로 정리해줘 - 공부하다 알게 된 걸 AI한테 시켜서 옵시디언 지식저장소에 키워드 노트로 쌓는 이야기였다.
다른 하나는 인수인계 해줘 - 내가(또는 AI가) 한 작업을 신입한테 가르치듯 하나씩 설명받으면서 능동적으로 학습하는 이야기였다.
그런데 둘을 한동안 쓰다 보니 어딘가 계속 아쉬웠다. 두 개가 따로 놀고 있었다.
뭐가 아쉬웠나
인수인계를 받다 보면 이런 일이 자꾸 생겼다.
이미 아는 개념인데 AI가 처음부터 친절하게 다 설명한다. @Transactional이 뭔지, JPA 지연 로딩이 뭔지… 나 그거 이미 노트로 정리해뒀는데. 듣고 있으면 시간이 아까웠다. 신입한테 0부터 가르치는 톤이라, 정작 내가 궁금한 "이 작업에서 뭘 왜 그렇게 했는지"는 한참 뒤에야 나왔다.
반대로 인수인계 중에 진짜 처음 보는 개념이 나오면 "아 이거 정리해두면 좋겠다" 싶은데, 그러려면 인수인계가 끝난 뒤에 따로 또 "이거 노트로 정리해줘"를 해야 했다. 흐름이 뚝 끊겼다.
결국 지식저장소와 인수인계가 각자 돌고 있었던 거다. 내가 뭘 아는지는 지식저장소에 다 적혀 있는데, 정작 인수인계는 그걸 모르는 채로 매번 처음부터 다 설명하고 있었다.
그래서 스킬을 바꿨다
생각은 단순했다. 인수인계 스킬이 내 지식저장소를 먼저 읽게 하면 되잖아?
규칙도 단순하게 잡았다.
- 지식저장소에 노트가 있는 개념 → 나 아는 거니까 "이건 이미 정리해두셨으니 넘어가고" 하고 한 줄로 짚고 지나간다. 대신 이번 작업에서 그걸 어떻게 썼는지에만 집중한다.
- 노트가 없는 개념 → 모르는 거니까 처음부터 자세히 설명한다. 그리고 설명이 끝나면 "이거 일반적인 개념인데, 노트로 정리해둘까요?" 하고 물어본다.

말 한마디로 스킬 문서를 그 자리에서 고쳐줬다.
실제로 받아봤다
규칙을 넣고 작업 하나를 인수인계 받아봤다. (회사에서 출결 도메인을 새로 만든 작업이었다.)

도입부부터 달랐다. AI가 먼저 내 지식저장소 인덱스를 쭉 읽더니, "이미 노트가 있는 건 아시는 내용이라며 간단히, 없는 건 자세히 설명하고 저장할지 여쭤보겠습니다" 하고 선언하고 시작한다.

Spring Layered Architecture는 내가 이미 노트로 정리해둔 개념이라, "이건 아시는 내용이니 넘어가고"라며 한 줄로 짚고 곧장 이번 작업에서의 적용으로 넘어갔다. (참고로 여기서 내가 노트를 잘못 매칭한 것까지 잡아냈는데, 그건 덤이었다.)

"정리해줘" 한마디에, 옵시디언 규칙(폴더 분류, 템플릿, wikilink 연결, 인덱스 갱신)에 맞춰 노트를 알아서 만들어줬다.

뭐가 좋아졌나
이렇게 바꾸고 나니 두 가지가 확 좋아졌다.
첫째, 인수인계가 짧고 밀도 높아졌다. 아는 건 빠르게 넘기고 모르는 것에만 시간을 쓰니까. 신입한테 다 풀어주는 톤이 아니라, "기초는 아는 동료"한테 핵심만 짚어주는 톤이 됐다. 딱 내가 원하던 거였다.
둘째, 인수인계 한 번에 지식저장소가 같이 자란다. 작업하다 새로 배운 걸 그 자리에서 노트로 떨어뜨리니까, 나중에 따로 정리하는 수고가 사라졌다. 지식저장소와 인수인계가 드디어 하나로 연결된 거다.
마무리
인수인계를 받으면 지식저장소가 자라고, 지식저장소가 자라면 다음 인수인계는 더 짧아진다. 알수록 설명이 줄고, 모르는 것만 남는다. 이 루프가 꽤 마음에 든다.
1년 뒤엔 인수인계가 얼마나 짧아져 있을지, 지식저장소는 얼마나 두꺼워져 있을지 궁금하다.
'요즘 생각'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I) 인수인계 해줘 (0) | 2026.06.12 |
|---|---|
| (AI) 내 지식으로 정리해줘 (0) | 2026.06.11 |